마 실 머 리 글
 
  마 실 지 기
       
 
 
 
     
 

마실(commune)은 마을이란 옛 표현이며 공동체를 뜻한다. 마실에서 시작하여 작은 터를 마련하고 이제는 마실 나들이하기에 이른다. 신조어인 마실가(masilga)란 마실가다를 생각나게 하기도 하며, 마실들 사이를 연대하는 큰 틀이기도 하고, 공연적 본성을 지니고 공존적 능력을 발휘하는 위상적 장이기도 하다.

마실가에서는 영혼이 질료의 형성물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존재론을 세 가지 성격으로 구분한다. 질료의 드러나는 모습(품), 질료의 고유한 본성의 본질(몸), 질료의 작용하는 권능(짓)이라 본다. 품새의 다양함을 기호로서 마름질 할 수도 있을 것이고, 온몸의 성향과 방식을 신호로서 보낼 수도 있을 것이며, 생성하는 존재의 의도와 희망을 짓거리로 구현할 수도 있다. 기호에서 학문이, 신호에서 생활이, 짓에서 문화가 소생한다.

지난 세기의 지정학적 정황에서 품새는 검은색으로 덧칠되고 몸짓은 푸른색으로 멍들어 있었다. 이제는 이글거리는 영혼의 본래모습을 담지 하는 질료에 주목한다. 잴 수도 없고 헤아릴 수도 없는 질료에는 이제까지 부정되었던 내면의 불꽃과 소리가 있고, 그 누구에게도 양도할 수 없는 실재적 권능이 있다.

이 권능의 실현은 우선 마실 공동체의 한 부분으로 실제 가능한의 한 세상, 한 하이퍼 세상, 한 시뮬라크르 세상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마실에서 보았듯이 한 가능한 실재를 넘어서, 그 무엇(일의성)의 근원으로부터 다수, 다양, 다질의 세상을 추구하고자, 마실가에서는 숨쉬고 사는 사람들의 삶의 양식들을 있는 그대로 드러낼 것이다.

- 새 세기(4334)의 첫 동지를 지나면서 -